레터씨는 얼마전에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어요. 바로, 유튜브를 볼 때마다 꼭 계정을 로그아웃 한 상태로 이용한다는 학생 임정민 씨 이야기입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래요
사실, 요즘 정민 씨 말고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동영상 피로사회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비슷한 섬네일과 비슷한 주제, 비슷한 톤앤 매너를 가진 콘텐츠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콘텐츠 플랫폼을 향한 피로감, 지루함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애초에 그들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았던 강력한 알고리즘 기능이 도리어 극심한 피로감을 유발하게 된 거죠.
물론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도 소비자가 알고리즘을 벗어나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탐험하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자면 정민 씨처럼 계정을 로그인하지 않거나, 따로 '탐색' 탭을 통해야만 하죠.
이런 종류의 지루함 때문에, 유튜브 네이티브 세대(200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에게 유튜브는 엔터테인먼트 채널이라기보다는, 정보 검색 채널에 더 가깝대요
쉽게 말하자면,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을 받아들였던 것과 유사한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유튜브 알고리즘에 지루함을 느낀 사람들 사이에서 트렌디하고 신선하게 유튜브를 대체할 플랫폼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틱톡(tiktok)입니다.
(출처 : 틱톡)
미국의 투자은행 코웬의 조사 결과, 18~35세의 젊은 사람들 중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이 뭐냐'는 질문에 '유튜브'라고 답한 사람은 총 35%였습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10%가 넘게 줄어든 수치였죠. 반면에 '틱톡'이라고 답한 사람은 총 22% 였대요!
유튜브 입장에서는 턱밑까지 추격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레터씨! 그런데
알고리즘은 틱톡에도 있는거 아냐?
사람들은 왜 유튜브에는 피로감을 느끼고,
틱톡에는 신선함을 느끼는걸까?
플랫폼 기업들의 구체적인 알고리즘 기법은 (당연히) 기밀이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느껴지는 차이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유튜브는 지금껏 이미 익숙해진 인터페이스와 인지도, 축적된 콘텐츠 양과 세밀한 알고리즘 기능으로 승부해왔어요. 유튜브의 소비자 경험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큐레이팅'입니다. 나의 검색,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제시하죠
틱톡역시 관심사와 시청 기록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노출시키긴 하지만, 애초에 콘텐츠의 주제와 폼부터가 워낙 비정형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콘텐츠가 불쑥 튀어나오는 경험을 자주 가지게 됩니다. 또, 썸네일이 노출되고 이를 클릭해야 콘텐츠가 재생되는 유튜브와 달리 노출과 동시에 콘텐츠가 재생되는 틱톡의 인터페이스 역시 이와 같은 '발견하는' 사용감에 한몫하구요.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틱톡은 사용자가 동일한 유형의 영상 콘텐츠에만 노출되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조정한대요. 또, 얼마 전에는 소비자가 특정 키워드나 해시태그# 를 자신의 추천 알고리즘에서 제외할 수 있게 하는 기능도 추가됐죠. 좀 더 소비자 중심적인 알고리즘을 추구한달까요?
(출처 : 틱톡)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틱톡에서 느끼는 신선함은 이런 노력의 종합적인 결과인 거죠. 또, 앞서 말했듯이 정확한 알고리즘 산정 방법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정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콘텐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틱톡의 알고리즘은 콘텐츠의 연계성(유사성)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의 연계성에 치중하는 것 같다는 추정이 많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 유형을 노출시키는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연계점이 있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노출시키는거죠.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선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산발적으로 발견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유튜브의 시대는 끝났을까?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건, 앞으로의 일은 그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유튜브와 틱톡이 아닌, 또 다른 플랫폼이 새롭게 등장해서 콘텐츠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플랫폼 시장을 휩쓸었던 알고리즘의 전성시대는 이제 새로운 막을 맞이했다는 사실입니다.
알고리즘의 감옥에 갇힌 것은 비단 소비자뿐만이 아니에요. 메타(구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공룡기업들과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굴지의 국내 기업들도 알고리즘에 대한 거센 반발을 인지하고, 재빠른 방향 전환에 나섰습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 추천방식을 없애고 업로드 시간순으로 콘텐츠를 배치하기 시작했고, 다음 카카오는 기존의 뉴스 추천방식을 폐지하고 소비자가 직접 자신에게 노출되는 뉴스를 편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출처 : 카카오)
알고리즘에 대한 피로감은 사회 전방위적인 현상이었던 거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말 유튜브가 지배적인 시장 위치를 잃을 거냐 하면, 그건 또 모를 일입니다.
지금껏 유튜브가 쌓아왔던 인지도와 축적된 콘텐츠 양은 그렇게 쉽사리 사라질 어드밴티지(advantage)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우리가 알 수 있는 일은 어떤 플랫폼이든 정형화된 반복 노출을 지양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발견'하는 소비자 경험을 강조할 것이라는 사실이에요
따라서, 만약 레터씨가 크리에이터라면, 앞으로는 '알고리즘'의 선택만을 기다리기보다는 누군가가 나를 발견했을 때, 나만의 신선함으로 어필할 수 있는 1cm의 차별화를 찾겠습니다.
● 포브스코리아가 매년 발표하는 파워 유튜버 순위 1위(2021년)에 먹방 유튜버 'Jane asmr 제인(이하 제인)'이 오름.
● 제인은 구독자가 무려 1650만명, 개인 채널로는 국내 2위야!
● 그래서 성공비결을 알아봤음!
유튜브 'Jane ASMR 제인'
● ASMR 먹방은 이미 포화상태의 레드오션 장르지만, '많이' 먹는 것과 청각적 자극에만 집중했던 기존의 채널들과는 달리 제인은 화려한 색깔이라는 자기만의 매력을 첨가했음.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진한 립스틱을 바른 입술만 촬영하는 신비주의(?)도 인기비결중 하나야!
● 또, 제인의 주된 구독자 층은 외국인이야! 시청자들과는 ASMR 사운드와 화려한 색감만으로 소통하고, 불필요한 대사(?)는 일절 없지. 경험을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것이 글로벌 채널이 될 수 있었던 이유!
● 즉, ASMR도, 먹방도 흔한 콘텐츠였지만 제인은 화려한 색감이라는 1cm의 차별화 포인트만으로 파워 유튜브 1위에 올랐다는 사실, 명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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