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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노래한다] 새벽에 몰래 듣는 라디오 같은 듀엣 '안경하세요'

  • 황인솔 기자
  • 2020-10-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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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몰래 듣는
라디오 같은 듀엣
'안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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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새벽, 친구가 되어줬던 라디오를 기억하는지. 이불 속에 폭 숨어 무작위로 흘러나오는 노래들에 취해있다가 진행자가 읊어주는 제목을 성급히 메모했던 기억.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추억이다.

라디오에서는 매일 다른 가수의, 다양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중에는 취향에 꼭 맞는 노래도 있고 그날의 감성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곡도 있다. 그럼에도 라디오를 쉽게 끌 수 없는 이유는 사이사이 흘러나오는 사연과 메시지가, DJ와 감정을 공유하며 몰랐던 곡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하는 듀엣 안경하세요의 음악은 이러한 라디오를 닮았다. 수많은 색깔의 노래를 쏟아내고, 그 곡 하나하나에는 청자를 향한 따뜻한 배려와 메시지가 함께 담겨있다. 뿌연 세상을 음악으로 밝게 만들고 싶어 모인 두 명의 청년. 우리의 안경이 되어줄 듀엣.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다.


안경하세요! 수퍼C 독자분들께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경하세요 / 안녕하세요 '안경하세요'입니다. 작곡과 악기를 담당하고 있는 새봄, 노래를 맡고 있는 수현으로 구성된 팀인데요. 잘하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떠나 다양한 음악을 다뤄보기 위해 결성하게 된 프로젝트 그룹이고요. 통통 튀는 팀 이름처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음악을 만져보고자 합니다.

안경하세요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수현 /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잖아요. 게다가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이 찾아오면 삶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수많은 메시지들을 놓치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의 색을 입힌 음악으로, 바로 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세상 속에서 안경을 쓴 것처럼 뚜렷하고 밝은 시선으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힘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이런 의미에서 팀 이름을 안경하세요라고 짓게 된 거고요! 또 저희 둘 다 시력이 안 좋아서 평소에 안경을 끼고 다니거든요. 팀 이름을 짓는 날도 안경을 끼고 있었어요. 그 첫 만남을 기억하는 의미도 있답니다.

첫 만남은 어떻게 이뤄지셨나요?

수현 / 작년에 학교에서 처음 만났어요. 제가 조금 늦은 나이로 편입을 하게 돼서 동기로 만났죠.

새봄 / 정말 천천히 천해졌어요. 그런데 사실 친해진 후에도 서로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다른 편이라 같이 팀을 이루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팀을 맺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수현 / 제가 개인 무대를 위해 새봄이에게 연주를 부탁하면서 처음으로 함께 무언가를 하게 됐어요. 그때 연습을 하면서 새봄이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고 '아 이 친구랑 팀을 하게 되면 서로 다른 색이 모여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다가 학교 과제로 버스킹 팀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그때 바로 새봄이에게 콜링 했죠. 나랑 같이 하자고. 

팀으로서의 첫 공연은 어떠셨나요?

수현 /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 과제로 팀을 만들게 됐고, 첫 무대 역시 학교 캠퍼스 내 광장 같은 곳이었어요. 나름 잘 해보겠다고 전기 위치 확인해서 끌어오고 무거운 악기들도 낑낑대며 옮겨 세팅했는데 준비하느라 해가 져 버린 거예요. 조명도 없어서 각자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얼굴을 비추며 했던 기억이 나네요. 또 다 따라 부를 수 있게 유명한 곡을 선곡하자고 해서 HOT의 '캔디'를 편곡해서 불렀는데 지나가던 남학생 두 명이 되게 관심 없는 척 서있더니 후렴에 '단지 널 사랑해~' 부분이 나오니까 엄청 쑥스러워하면서 춤추고는 또 아무 일 없이 길을 가는 모습에 웃음이 터졌던 기억도 나요.

이후에는 어떤 공연을 통해 노래하셨나요?

수현 / 학교 안에서 시작된 팀이다 보니 대부분 활동 무대는 학교와 관련된 공연이었어요. 광장에서 했던 첫 무대를 시작으로 채플, 축제 등에서 노래했고 또 외부에서 저희 과로 요청 들어오는 행사 무대들에 많이 섰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무대가 사라졌는데, 어떤 상반기를 보내셨나요?

수현 / 코로나19 영향으로 무대가 사라지기도 했지만, 저희도 만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가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서 잠정적인 휴식기를 가졌죠.

새봄 / 원래는 1월부터 일주일 주기로 저희 유튜브에 음악을 꾸준히 올릴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상황 때문에 2월부터 잠시 활동을 멈췄었죠. 하지만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서, 곧 코로나19를 겪으며 작곡한 노래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청년을 노래한다'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시게 된 건가요?

수현 / 저희끼리 음악을 하고 있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안경하세요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대 위에서 저희의 음악을 들려드리고도 싶었고요. 마침 두 사람 모두 거주지가 경기도여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어떤 무대를 진행하실 계획이고,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새봄 /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계시잖아요. 휴가와 여행은 상상도 못하고요. 그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드리고 싶어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과 좋은 가사가 가득한 노래들로 힐링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또 그 안에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담아낼 거예요.

두 분의 플레이리스트 중 꼭 추천하고 싶은 노래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현 / SES의 '달리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들으면 정말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곡이 아닐까 해요. 가사를 보면 우리의 이 힘듦이 영원하지 않고, 힘듦의 끝에는 더 빛나고 행복한 미래가 있다는 메시지가 있는데요. 저희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남은 2020년은 어떻게 채워가실 계획인가요?

새봄 /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잠시 멈췄던 유튜브 활동을 이어가볼 예정이에요. 저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좀 더 제대로 운영해보려고요. 그리고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자작곡들을 여러 음원사이트에 발표하며 활동할 예정입니다.

수현 / 지금 당장은 이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지고, 다시 예전처럼 자유로운 외부 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많이 나아지고 있으니 여러 거리에서 또 무대에서 저희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발로 뛸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안경하세요 / 앞으로 저희 같은 청년예술가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안경하세요도 항상 더 좋은 음악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들으러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 이런 말로 힘이 날 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많은 변화들에 적응하고 잘 살아가기 너무 힘들지만 저희는 젊잖아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살아갈 힘이 충분히 있어요. 더 빛나는 미래를 위한 준비 기간이라 생각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이 안타까운 세상을 이겨내봐요"

- 안경하세요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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