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가 가장 찬란했던 시기 1990년대. TV와 라디오 등에서는 다양한 가요가 흘러나왔고, 가수들은 무대 위에서 꽃 피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이와 동시에 신촌과 홍대 등에서는 인디 음악이 울려펴졌다.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이 '언더그라운드'라 불리는 무대 위에 섰고, 자신들의 감성을 올곧게 연주했다. 이 공연이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 라이브클럽 붐도 시작됐다.
2020년으로 접어든 지금, 라이브클럽은 쇠퇴했다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한때 수많은 공연장이 문을 닫고, 흘러간 추억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각 지역 곳곳에는 수많은 라이브클럽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무대를, 음악을 간절히 원하는 뮤지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하는 블루스앨리 또한 라이브클럽의 향수가 묻어나는 밴드다. 이들은 대학 시절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라이브클럽 무대 위에 서서 연주하고 노래했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그리고 블루스앨리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이 존재하기에.
안녕하세요! 수퍼C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밴드 '블루스앨리(BluesAlley)'입니다. 저는 대표를 맡고 있는 박대진이고요. 이번 '청년을 노래한다'에는 기타리스트 장기석님과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블루스앨리, 어떤 뜻인가요?
멤버 모두가 Eva Cassidy의 'Live at BluesAlley'라는 앨범을 좋아하는데요. 서로 공유하면서 자주 듣다가 밴드 이름도 블루스앨리라고 짓게 됐습니다. 블루스앨리가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유명한 연주자들이 자주 출연하는 명망 있는 재즈클럽이라고 하던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습니다(웃음).
팀이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채수영님이 운영하시던 '저스트블루스'라는 곳이 있었어요. 당시에는 국내 유일의 블루스 클럽이었죠. 그때 저스트블루스가 이태원에서 압구정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함께 할 연주팀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는데요. 그걸 보고 평소 블루스 음악을 좋아하던 친구들끼리 오디션을 위해 뭉치게 됐습니다. 그때가 2012년이니, 시간 참 빠르네요.
그러면 친구들끼리 마음이 맞아, 만들게 된 팀이네요!
네. 저희는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 때부터 함께 해왔어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졸업 후에도 꾸준히 만나 합주하고, 공연 다니고 하다 보니 어느새 꽤 오래 활동한 밴드가 됐죠. 모든 모임이 그렇겠지만 음악을 중심으로 모였다고는 해도 멤버들 간 인간적 면모나 여러 가지 가치관, 성향 등이 잘 맞아 큰 탈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또 멤버인 기석군은 저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료이자 동아리 선후배 사이인데요. 음악 외에도 영상과 사진 등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는 친구라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최근에 좋은 기회로 블루스앨리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팀을 맺은 뒤에는 어떤 공연을 해오셨나요?
저스트블루스, 프리버드, 더블듀스 같은 라이브 클럽에서 주로 연주했습니다. 서울드럼페스티벌이나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같은 음악 축제에도 참여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분당에 위치한 '에릭스펍'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하고 있습니다. Eva Cassidy, Gary Moore, Larry Carlton, Erip Clapton 등 평소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커버곡과 자작곡을 연주하고 있어요.
연주뿐만 아니라 창작활동도 지속하고 계시다고
그동안 자작곡들을 나름 만들어서 연주하곤 했는데, 정식으로 녹음해 음원으로 등록할 엄두는 못 내고 있었어요. 그러다 문득 지난해 연말쯤 우리도 무언가 기록을 남겨두면 좋지 않을까라는 의미에서 천천히 음원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혼자서 걷다', '밀당' 등의 곡을 만들었는데 앞으로도 조금씩 추가 작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이 쉽지는 않으셨겠어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연이 정기적으로 잡혀있었는데, 고민하다 결국 취소하게 됐습니다. 재택근무 시즌인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무대에 서지 못하는 건 무척 안타까웠지만 개인적인 연습과 향후 계획들을 차분히 정리하며 지냈습니다.
이번 '청년을 노래한다'는 어떤 계기로 참석하게 되셨나요?
직장과 집이 경기도에 있어서, 도내 문화행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유익한 경험이 되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됐습니다.
어떠한 무대를 준비하셨나요?
아무래도 공개된 장소에서의 버스킹 공연이다 보니 평소 저희가 연주하던 레퍼토리가 아니라 모두에게 친숙한 가요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자리하신 관객분들, 지나가시는 행인분들 모두 즐겁게 듣고 즐기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공연 전이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곧 좋은 무대에서 찾아뵙길 기대합니다.
남은 2020년에는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이신가요?
그동안 게으름과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뤄왔던 음원 작업을 좀 더 열심히 해 볼 생각입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훌륭한 뮤지션 분들과 이 행사를 주최하신 관계자분들 덕분에 이런 좋은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연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경기도민들께서는 집 근처 가까운 곳에서 '청년을 노래한다' 버스킹 공연도 챙겨 보시면서 기분전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시국이 빠르게 해소되길 기원합니다.
"여러 제약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지만 그만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그런 일들도 분명 있을 거고요... 다들 주어진 여건에 적응해 잘 지내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