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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노래한다] 무대 위에 피어난 노란 꽃 한 송이 '제스티'

  • 황인솔 기자
  • 2020-10-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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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피어난
노란 꽃 한 송이
'제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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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중에서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할까? 물론 두 가지가 겹치는 일을 직업으로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려운 문제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괴리감과 불행을 고백하며 살아가고, 자아와 진로에 대한 끝없는 고민을 한다. 하지만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하는 래퍼 제스티는 이러한 고민들과는 먼 존재다. 외국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문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쫓아 진로를 변경했다. 그 안에서 재능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제스티의 무대에는 근거 있는 자신감과 밝은 에너지가 넘쳐난다. 색으로 표현하면 노란빛. 때로는 우울하고 힘듦을 고백하는 가사를 뱉어내지만, 그럼에도 희망의 빛이 보이는 것 같다.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을 선택한 래퍼. 그의 무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인터뷰를 통해 먼저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제스티님, 수퍼C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그루배틱(GR8VATTIC), HVND 크루 소속 래퍼 '제스티'입니다.

제스티, 어떤 뜻이 담긴 활동명인가요?

'zesty'라는 영어 단어를 우연히 보게 된 적이 있었는데, 발음이 쉽고 재밌어서 무슨 뜻일까 찾아봤더니 '열정적인, 통통 튀는'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더라고요. 뜻도 좋아서 제 활동명으로 써야겠다고 바로 결심했어요.

제스티님은 언제부터 음악인을 꿈꾸셨나요?

사실 저에게 음악은 취미 그 이상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군대 전역 후 스물다섯이 되던 해 1월부터 생각을 바꿨죠. 제가 취미 그 이상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재능도 있다고 판단해 그때부터 전업 음악인을 꿈꾸게 됐습니다.

여러 장르 중 힙합에 빠지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모든 음악을 좋아하지만 힙합은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빠진 장르에요. 열두 살 때 TV를 보는데 케이블 채널에서 에픽하이의 '평화의 날'이라는 힙합 뮤직비디오가 나오더라고요. 어린 저에게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여태까지 제가 알던 음악은 멜로디와 가창력 위주의 곡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랩이라는 걸 접했거든요. 그때부터 인터넷으로 힙합 장르의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에미넴을 알게 됐고, 완전히 빠져서 영어 가사를 한글 발음으로 받아 적고 따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국내, 해외 힙합 뮤지션들을 하나둘 알아가며 그 매력에 더 깊게 빠지게 된 것 같아요.


그동안 수많은 곡을 쓰고 부르셨는데,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일단 2018년에 발매했던 '연예인'이라는 곡을 소개하고 싶어요. 굉장히 솔직하게 가사를 써서 지금도 스스로 만족하는 곡이거든요. 이 곡을 만들 때가 음악을 제대로 시작했을 시기라 친구들이 저를 '연예인'이라고 치켜세워주는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전혀 연예인이 아니니까 그 불일치에서 오는 힘듦을 쓴 곡이에요.

그리고 2019년에 냈던  EP 앨범의 타이틀곡 '비상등'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신나고 빡센 랩을 담은 곡이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형과 동생이랑 작업한 곡이라 기억에 남아요. 오사마리 크루의 콸라형, 올티, 제스티가 각자의 스타일을 뽐내는 곡이니 꼭 들어보시길 바라요.

제스티님의 첫 무대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정말 떨렸고, 동시에 설렜던 것 같아요. 그때는 제가 인지도도 낮고 믹스테이프도 없고, 공개곡만 몇 개 있던 때라 친구들이 관객으로 와줬고 응원해 줬어요. 그 친구들에게는 지금도 너무 고마운 마음이 크죠. 그래서 가끔 가사에 언급하기도 합니다. 첫 무대였다 보니 연습을 정말 많이 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무대매너 같은 부분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재치를 발휘하는데 당시에는 멘트, 제스처, 표정, 걸음걸이 하나하나 모두 계산돼 있었고 완벽하게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갔죠. 그래서 떨렸지만 한편으로는 자신 있기도 했습니다(웃음).

그 이후 수백 번 이상 무대에 오르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저희 크루 그루배틱과 함께 정말 큰 무대에 선 적이 있어요. '더 시너지'라는 공연이었는데 이태원에 있는 블루스퀘어홀에서 열렸고, 관객이 2000명이 넘게 왔죠. 당시 라인업이 크러쉬, 로꼬, 그레이, DPR LIVE, 펀치넬로였는데 저희 크루가 좋은 기회로 오프닝 공연을 맡게 됐어요. 음향도 너무 좋았고, 사랑하는 크루 동생들과 함께 한 공연이어서 더 뜻깊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무대가 사라졌는데... 어떤 상반기를 보내셨나요?

상반기에만 공연이 4~5개 취소됐어요. 섭외가 취소된 경우도 있으니까 놓친 공연은 이것보다 더 많겠죠. 저는 공연을 정말 좋아하고 무대에서 강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상황이 너무 아쉬워요. 그래도 작업실에서 가사 쓰고, 앨범 작업도 하고, 밀려있던 피처링 작업을 하는 등 창작 활동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청년을 노래한다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우연히 SNS에서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어요. 코로나19로 공연 자체가 많이 사라졌지만 경기문화재단에서 하는 기획이다 보니까 믿고 지원했죠.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무대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한 편의 영화 같은 유기적인 구성을 가진 공연을 진행하고 싶어요. 특정한 메시지보다는 관객들이 공연 자체를,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신나는 무대를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제스티님의 플레이리스트 중 꼭 추천하고 싶은 노래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노래 중 '노란불'이라는 곡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하며 방황하는 20대들을 노란불이라고 표현한 곡인데요. 노란불 앞에서 고민할 시간에 더 엑셀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자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노래에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남은 2020년에는 싱글 앨범과 정규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에요. 저희 음악을 더 많이 소비해 주시고, 소문 내주시고, 퍼트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다 지나갈 겁니다"

- 제스티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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