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를 꿈꾸게 하는
보사노바의 매력
'쿵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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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노바(Bossa Nova)는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성향'이라는 뜻이다. 브라질 전통 음악 삼바에 모던 재즈 감각을 가미한 보사노바는 1950년대 후반,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 등 청년 뮤지션에 의해 탄생했다. 감미로운 가사, 코파카나 해변이 보이는 듯한 멜로디는 수많은 리스너를 만족시켰고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가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아티스트는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보사노바만의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기타리스트 박숭인과 보컬 정정화로 구성된 '쿵 듀오'도 그중 하나. 쿵 듀오는 서로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장르를 찾던 중 보사노바를 선택했다. 사랑, 열정, 슬픔,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면서 새 시작을 꿈꿀 수 있는 노래. 그러면서 관객에게 다채로운 감정을 선물할 수 있는 음악인 것도 큰 의미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많은 무대가 사라졌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보사노바를 품고 있다. 브라질 현대화를 상징했던 음악처럼, 이 모든 순간이 지나가고 새 시대가 싹트길 바라며.
안녕하세요! 수퍼C 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쿵 듀오 / 안녕하세요 저희는 '쿵 듀오'입니다. 보컬 정화와 기타리스트 숭인으로 구성된 팀인데요. 팀 이름은 너의 심장에 '쿵'이라는 뜻이고요. 두 명의 연주자를 말하는 듀오를 붙여 쿵 듀오라고 짓게 됐습니다.
주로 재즈와 보사노바를 노래하고 계신데, 이 장르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숭인 / 저는 클래식 기타를 전공했어요. 그러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Joe Pass'라는 재즈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듣고, 재즈에 관심이 생겼어요. 특히 클래식에는 없는 즉흥연주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제가 하고 싶은 즉흥연주를 멋지게 해낼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화 / 재즈 중에서도 '이지리스닝'한 곡들을 좋아했고, 자주 들었어요. 보사노바나 미디엄 템포의 스윙 곡들이요.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또 가끔 혼자 흥얼거리는 저를 발견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다가 숭인씨를 만났고, 기타 반주가 돋보일 수 있으면서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음악들을 생각하다 보니 보사노바를 연주하자고 의견이 좁혀졌어요. 좋은 선택이었죠. 저도 좋고, 숭인씨도 좋고.
두 분은 언제,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숭인 / 2018년 겨울 정화씨의 편입학 시험을 반주해 주면서 만나게 됐어요. 함께 입시장에서 손난로 하나씩 들고 오들오들 떨었던 기억이 나네요
정화 / 맞아요. 그 당시 숭인씨는 제 보컬 선생님의 지인이셨어요. 그렇게 만나서 합주도 하고, 시험 준비도 같이 하면서 현재까지 인연이 이어졌네요.
팀을 구성하게 된 사연도 궁금해요. 마음이 잘 맞았다거나, 음악적 방향이 비슷했다거나
숭인 / 대부분의 재즈 클럽은 서울에 있어요. 특히 이태원, 홍대에 몰려 있죠. 매번 악기를 들고 서울에 가기가 너무 힘들어서 경기 남부를 거점으로 활동할 수 있는 팀을 찾게 됐고, 2019년 6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쿵 퀸텟'을 결성했어요. 당시에는 5명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정화씨와 저만 남았네요.
정화 / 마음이 잘 맞았다? 그건 아직 잘 모르겠어요(웃음). 경기도 수원 영통에 '쿵 로스터리'라는 카페가 있는데, 그곳에서 숭인님이 연주를 한다고 해서 보러 갔다가 즉흥적으로 저도 참여하게 됐어요. 저희는 거리도 가깝고, 둘 다 재즈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팀을 구성한 이후엔 어떤 공연을 해오셨나요?
숭인 / 한국기타협회에서 주관하는 국제 기타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기도 했고 양평 군립미술관 프린지 콘서트, 가좌 아트위크 '잠시 쉬어가좌' 등 무대에 섰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쿵 로스터리에서 매달 노래를 불렀죠.
코로나19 확산 이전, 그러면 올해는 공연을 못하셨던 건가요?
쿵 듀오 / 네. 코로나19 이후 첫 무대가 '청년을 노래한다'였어요.
그러면서 두 분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숭인 / 예전에는 기타 레슨이나 연주를 통해 생계가 유지됐었는데. 코로나19가 퍼진 뒤에는 음악 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 가장 큰 변화 같아요.
정화 / 저는 아직 학교를 다니는 중이라 수업 듣고, 과제도 하고 어찌어찌 보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예정돼있던 연주나 공연이 연기되고, 또 취소되면서 아쉬웠던 건 사실이에요.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날 기회도 줄어드니 코로나 블루? 그런 감정도 느꼈던 것 같고요.
'청년을 노래한다'를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서셨는데, 느낌이 남다르셨겠어요
숭인 / 맞아요. 정말 오랜만의 무대라 설레고 행복했죠.
정화 / 굉장히 뜻깊은 공연이었어요. 몇 개월 만에 관객 앞에서 노래하기도 했고. 같이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저도 모르게 그리웠나 봐요.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노래들을 준비하셨나요?
정화 / 이번 공연에서는 '보사노바'를 노래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보사노바는 두 명의 멤버 모두 돋보일 수 있고, 지금 계절인 여름과도 잘 어울리니까요. 잔잔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니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의 마음도 다독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곡들과 한국 노래를 편곡해 준비했는데요. 그러면서 보사노바를 소개하고, 관련된 이야기도 나눌 생각이에요. 보사노바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요! 보사노바라는 장르가 생소하신 분들도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7월 4일에는 경기상상캠퍼스에서 한차례 공연을 여셨는데, 어떠셨나요?
숭인 / 사실 연주 장소에 가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거든요. 우리의 음악을 들어줄 관중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어요. 관객 반응도 좋고 연주하는 내내 행복했어요. 그리고 장소도 완벽했고요. 숲속에서 연주하는 보사노바라니, 낭만적이잖아요.
정화 / 저도 정말 좋았어요. 경기상상캠퍼스라는 장소를 들어보기만 하고, 이번에 처음 방문했는데 동화 속에 나올 법한 동산이더라고요. 아주 큰 나무들이 우거져있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비눗방울 부는 아이들과 텐트 밑에서, 캠핑 의자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어른들까지. 아름다웠어요. 또 분위기도 좋고 스태프분들도 친절하시고 관객분들의 호응도 뜨거웠어요. 이러한 전체적인 조화가 잘 어우러져서 저도 행복하게 노래했던 것 같아요.
남은 세 번의 공연도 무척 기대되는데, 어떠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실 건가요?
숭인 /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잖아요. 그분들에게 위로가 되어 드리고 싶어요. 저희 음악이 지친 시민들의 생활에 활력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무대 위에서 음악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없애버린다는 생각으로, 제 한 몸 불살라 연주할 생각입니다(웃음).
정화 / 최근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줄어서인지, 이번 공연을 하면서 무대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남은 공연에도 이러한 감정을 담아 노래하고 싶어요. 제가 행복하게 공연해야 그 느낌이 관객분들에게도 전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관객분들이 저희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 보사노바를 떠올리면 작곡가 '안토니아 카를로스 조빙'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남은 2020년, 쿵 듀오는 어떤 활동을 이어가실 계획인가요?
숭인 / 저희는 첫 연주 장소였던 쿵 로스터리에서 다시 무대를 이어갈 계획이에요. 또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거고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에 찾아오실 수 없다면, 저희가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
숭인 / 아티스트로서 대중들 앞에 서는 일은 언제나 흥분되고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민 공감공연 '청년을 노래한다'는 코로나19 이후 피폐해진 제 삶에 정말 큰 희망입니다. 덕분에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됐으니까요. 이 무대를 기획하신 분들, 더운 날씨에 함께 고생해 주신 스태프분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객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정화 /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 행사 준비하는 데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아티스트뿐 아니라 이런 행사를 기획해 주신 경기상상캠퍼스, 그리고 행사 진행을 도와주시는 스태프분들의 고생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나마 노래하고 관객분들 만나 뵐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남은 공연도 잘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티스트뿐 아니라 모두에게 너무 어렵고 힘든 시기 같아요.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줄 아티스트마저 지친다면 그만큼 우울한 세상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어요. 지금 아티스트에게는 이 어려움 속에서 예술을 지속하기 위해 버틸 힘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쿵 듀오 기타리스트 박숭인
소소한 행복과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으면 해요. 잘 버텨보자, 잘 이겨내자는 말보다 현 상황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바라보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을 마주 보고 노래하는 공연의 소중함. 이 기분, 이 감정을 간직하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잘 마무리되길 기대하는 것.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 쿵 듀오 보컬 정정화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