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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물 전문 유튜버 여유만만 '여러분의 성적을 낮추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전성기라 불렸던 2000년대 초반, 각 사이트에서는 '합성물'이라 불리는 콘텐츠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스크림 빠삐코와 영화 놈놈놈을 합성한 '빠삐놈', 드라마 야인시대 심영의 대사를 리믹스한 '심영물'이 대표적이죠.
이 콘텐츠들은 랜선을 타고 멀리 퍼져나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습니다. 이에 사회 곳곳의 능력자들은 시트콤, CF, 뮤직비디오, 고전 애니메이션 등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합성물들을 제작해냈는데요. 이러한 활동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 또한 유튜브는 물론 유머 사이트, 커뮤니티 등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합성물 전문 크리에이터입니다. 오직 합성물만으로 수천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유튜브 실버 버튼을 수여받은 '여유만만'님인데요. 그의 영상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생길 만큼 중독성 강한 합성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오로지 '콘텐츠'만으로 승부하고 있는 여유만만님의 정체는 무엇인지, 또 어떠한 과정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지 수퍼C가 집중 취재해봤습니다.
SUPER MIC
VOL. 34
여유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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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C | 안녕하세요 여유만만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취미로 합성물을 만들고, 이를 유튜브에 올리는 크리에이터 여유만만이라고 합니다. 사실 별것 없는데 이렇게 인터뷰 진행을 하게 돼서 신기할 따름입니다.
수퍼C | 현재 운영하고 계신 유튜브 채널은 어떤 곳인가요?
제가 만드는 영상, 음성을 편집한 합성물을 '소리MAD'라고 하는데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소리MAD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채널입니다. 거창하게 말씀드렸지만 제 개인적인 취미생활 공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지금은 소리MAD 위주로 게시하고 있지만 이것 외에 관심 있는 분야가 생기면 다른 종류의 영상을 업로드할 생각도 있습니다.
수퍼C | 여유만만님은 합성물을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만들기 시작했나요?
각종 커뮤니티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합성물이 올라왔고, 이용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영상들을 재밌게 시청하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쯤 '나도 그런 영상을 제작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미숙했지만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재밌게 보는 합성물을 직접 원하는 대로 만드니 정말 재밌었어요. 아직까지도 많은 흥미를 갖고 있고, 늘 즐겁게 제작하고 있습니다.
수퍼C | 그동안 많은 합성물을 만들어왔는데 어떤 콘텐츠가 가장 재밌었는지, 또는 기억에 남는지 궁금합니다
한동안 2015년에 나온 오뚜기 진짬뽕 광고 영상으로 합성물을 제작하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그래서 그 영상을 소재로 합성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볼륨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한 영상을 제작하려고 수 개월 동안 마음 맞는 사람들과 연구하고, 즐겁게 임해서 상당히 재밌었어요. 해당 영상이 올라갈 때도 정말 뿌듯했고요. 하지만 열심히 만들었는데 오뚜기에서 연락이 오지는 않았습니다(웃음).
수퍼C | '이광수와 모기의 저주'는 무려 88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 이 영상은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이광수님의 모기춤이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나왔잖아요. 해당 회차를 본방으로 봤을 때는 별생각이 안 들다가, 어느 날 SNS를 구경하던 중 모기 춤이 합성 소재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리와 춤 모두 중독성 있고, 옆에 있는 강아지도 귀여웠어요. 그래서 영상을 제작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시험 기간 중에 정말 간단하게 만들어서 올렸는데, 들인 노력에 비해 많은 분들이 즐겁게 시청해 주셔서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수퍼C | '고길동- 종로스타' 영상은 아이즈원 '피에스타' 뮤직비디오를 만든 감독님께서 극찬하시기도 했는데 기분이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요즘 들어서 콘텐츠 관련 인물이 제 영상을 보는 일이 잦은데요. 언제나 기분이 설렙니다. 종로스타 영상을 만들 때도 원본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구성이 좋고, 색감이 예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걸 감독하신 분이 영상을 직접 보고 SNS에 소감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수퍼C | 매 영상마다 수백만 건의 조회 수가 기록되고 있는데, 이러한 콘텐츠들은 어떻게 제작되나요?
먼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별거 없습니다. 평소처럼 SNS를 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서 박미경님의 '알바몬' 광고로 합성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는 가족, 친구들과 국어책 리액션을 따라 하다가 재밌어서 만들게 됐고요. 장성규님을 소스로 사용했을 때는 마침 '워크맨' 채널을 너무 재밌게 봐서 활용하게 됐어요. 일상 속에서 흥미가 생기는 소스를 발견하면 그걸로 영상을 제작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소스를 정하고 나면 BGM을 선정하는데요. 이미 누군가 합성을 했던 곡, 딱 들었을 때 귀에 감기는 곡, 혹은 요즘 유행하는 곡 중에서 선곡합니다. 그다음에는 음원을 만든 뒤 노래에 맞춰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섬네일을 붙여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