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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유튜버 김기자 '사회의 어두운 면, 1인 언론 통해 바꾸고 싶습니다'

  • 황인솔 기자
  • 2020-08-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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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의 흐름에서는 '유튜브'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과거와 달리 텍스트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독자가 많아지고, 웹 플랫폼의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도 큰 몫을 했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기존 언론사 밖에서 정치, 시사를 전문으로 하는 크리에이터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 또한 주간지 소속 기자이면서, 자신만의 1인 언론을 운영 중인 '기자왕 김기자'님입니다. 비리, 사기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중점적으로 취재하면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계신데요. 펜 기사에서는 다 담을 수 없었던 감정, 소통을 영상으로 해소하면서 진짜 '기자왕'으로 성장하고 계신 분이기도 합니다.

수퍼C는 김기자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1인 언론이 갖고 있는 의미, 유튜브 저널리즘에 대한 의견을 상세히 물어봤습니다.


SUPER MIC
VOL. 24
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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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C | 안녕하세요 김기자님! 수퍼C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수퍼C 구독자 여러분. 저는 '기자왕 김기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현 기자입니다. 현재 주간지 '일요신문'에 근무 중이고, 그 외 남은 시간에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퍼C | 기자가 되고 싶으셨던 이유,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실 기자가 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제가 기자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거든요. 다만 예전부터 주간지, 언론사에 관심은 많았습니다. 그렇게 졸업한 뒤 취업 시즌에 자기소개서를 쓰는 중이었어요. 대기업에 9개, 그 외에 딱 한 곳 주간지 일요신문에 지원했죠. 9곳은 떨어졌고 일요신문만 됐습니다(웃음). 그렇게 농담처럼 강제 기자 생활이 시작됐는데 생각보다 저와 너무 잘 맞아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퍼C | 운영하고 계신 유튜브 채널 '기자왕 김기자'는 어떤 곳인가요?

기본적으로 제가 취재한 내용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주로 사기꾼들을 추적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요. '청년버핏' 박철상의 사기행각이나 SNS 재벌의 정체 같은 영상들이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취재 내용 외에도 제가 관심 있는 내용을 다루기도 하고 있습니다.


수퍼C |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회사 내 영상 관련 부서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이 70~80만의 조회 수가 나오면서 큰 성공을 거뒀어요. 그 부서를 떠난 이후, 나 혼자 마음대로 욕도 섞으면서 영상을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이전부터 내가 쓴 기사를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상대적으로 주간지는 일간지보다 취재 자율성은 훨씬 크지만, 아무래도 인지도가 적어 기사 조회 수가 낮은 경우가 많거든요. 저도 '랭킹뉴스'에 가고 싶고 제보도 받고 싶은데, 제 기사를 직접 알리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영상이라는 수단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됐죠.

수퍼C | 주로 어떤 내용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진행하고 계시나요?

사기, 비리 같은 사회의 부정의한 면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만 사기 관련 영상은 취재 과정도 복잡하고 만드는 것이 힘들어요. 이런 범죄 관련 영상은 묘사 때문인지 수익 창출이 거부되는 경우도 꽤 많고요. 일상 이야기나 영화, 축구 관련 영상이 잘 됐으면 좋겠는데 경쟁자가 많아서 그런지 조회 수가 높지 않더라고요(웃음).

수퍼C |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기사를 보면서 파보고 싶은 소재를 발견하거나 제보가 들어오면 취재를 시작합니다. 취재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거나 통화, 문자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죠. 이를 문서화해서 정리하고 논리 구조가 허술한 곳이 있는지 본 뒤 촬영하고 편집합니다. 제 영상 편집은 품이 거의 안 들어가서 일반적으로는 취재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수퍼C | 영상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기자라는 타이틀을 채널 이름에 넣었기 때문에 '사실 기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요. 유튜브라는 특성상 가볍게 농담도 하고 '뇌피셜'도 섞어도 될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요. 구독자분들이 바라시는 수준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퍼C | 그동안 취재하시면서 가장 의미 있었던 사건을 소개해 주신다면

직장 내 갑질 사건을 다뤘던 일이 생각납니다. 제가 자주 다루는 분야는 아닌데, 영상을 내보내자마자 파급력이 컸거든요. 다른 매체에서도 영상 내용을 기사로 받아 가기도 했고요. 또 그 영상으로 인해 갑질을 했던 기업이 실태 파악을 하고, 관련자들을 문책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퍼C | 취재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영상 관련해서는 크게 어려운 일이 없었습니다. 다만 펜 기사를 쓸 때는 힘든 부분이 많았죠.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취재 대상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을 때였는데요. 기사를 쓸 때보다 준비할 게 많아서 꽤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수퍼C | 현재 펜 기자이면서 영상 기자로도 활동 중이신데, 각 매체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일까요?

텍스트의 시대는 갔다고 하지만... 정보를 가장 빠르게 얻는 방법은 여전히 '글'인 것 같아요. 정보 전달 그 자체로만 봤을 때는 텍스트 기사가 좋아 보입니다. 또 독자들도 아직까지는 유튜브 영상보다는 텍스트 기사를 신뢰하고 있고요. 다만 유튜브 영상은 파급력이 매우 큽니다. 저 같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도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운, 때를 잘 만나면 어떠한 거대 매체보다도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 파급력 자체가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정보를 전달하면서 감정 소통도 가능하고요.

수퍼C | 최근 많은 언론인들이 유튜브 저널리즘을 시작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시작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뭐든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취미생활로만 봐도 돈 안 드는 좋은 일이니까요.


수퍼C | 기성 언론은 편집장, 회사에 의해 취재를 멈춰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1인 언론은 좀 더 '자유롭다'라고 표현해도 될까요?

편집장이나 회사가 취재를 멈출 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이트키핑'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쓰일 수도 있지만 저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함량 미달의 취재, 부정확한 팩트를 거를 수 있는 경우도 있겠죠. 혼자서 어떤 사실을 바라보면 왜곡되거나 편견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회사 차원에서 보기에는 사소한 이야기 같아 보여도 유튜브에서는 나름 의미가 남을 때도 있거든요.

수퍼C | 유튜브를 통해 '가짜뉴스'가 생산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한 단점은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앞서 말했던 자율성에서 오는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이 보는 관점이 다르고, 그것이 확증 편향되는 경우가 많아 가짜뉴스가 많아진다고 봅니다. 유튜브는 조회 수 자체가 돈이 되다 보니 '어그로'를 끌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수퍼C | 조금은 추상적인 질문인데요, '좋은 기사'란 어떤 것일까요?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이거나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서 독자에게 잘 떠먹여주는 기사가 아닐까 싶어요. 전자는 '단독'이고 후자는 '좋은 기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수퍼C | 김기자님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목적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조금이나마 세상이 좋은 쪽으로 가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관심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분들을 많이 봤는데요. 관심이 없는 이유가 잘 몰라서, 들어본 적이 없어서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할 만한 이슈를 계속 던지고 싶습니다.

수퍼C | 기자를 꿈꾸는 예비 언론인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기자는... 웬만하면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밖에서 보는 기자와 실무를 하는 기자의 역할은 많이 다릅니다. 요즘은 '기레기'라고 해서 안 좋은 시선도 많고 사양 산업이기도 하거든요. 연봉도 메이저 언론사가 아니면 많지 않은 편이고요. 정 하고 싶으시다면 멘탈이 강한 분, 부지런한 분이 뛰어드시는 게 좋아 보여요. 모든 단점을 끌어안고 뛰어들기로 결정하셨다면 '웰컴 투 뉴 월드'입니다. 확실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긴 할 거예요.

수퍼C |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1년 동안 100개의 콘텐츠를 올릴 각오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습니다. 길게 보고 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가 올 거예요. 또 채널 색깔을 명확하게 가져가는 게 좋으니 유튜브에서 보기 힘든 콘셉트를 잡는 게 유리하겠죠. 다음 영상이 무엇일지 궁금한 콘텐츠를 올리다 보면 구독자가 금방 불어날 것입니다.

수퍼C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

질문이 많아서 '투머치토커'처럼 떠들었는데요(웃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채널 기자왕 김기자도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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