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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웹페스트 강영만 집행위원장 '누구나 PD가 될 수 있는 세상 열렸다'

  • 황인솔 기자
  • 2020-08-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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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은 소수의 역할이었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려면 수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했고, 영화 한 편을 배급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자본이 들어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PD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근사한 장비들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도 다양해졌지요. 이러한 변화는 대중을 소비자에서 생산자의 역할로 바꿨고, 1인 미디어 시대를 여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 웹드라마, 웹무비를 제작하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매년 열리는 '서울웹페스트'는 이러한 크리에이터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각자의 감성과 이야기를 짧은 영상 속에 녹여낸,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은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에요. 장르의 제약이 없다 보니 상업 영화보다 풍부한 소재의 작품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서울웹페스트 강영만 집행위원장님은 크리에이터 간의 교류와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애쓰는 분 중 하나입니다. 넘쳐나는 1인 미디어 시장에서도 보석만을 발굴해내는 안목은 웹드라마와 영화를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됐죠.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서울웹페스트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UPER MIC
VOL. 09
강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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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웹영화제 '서울 웹페스트'

수퍼C |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감독 강영만입니다. 한국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고, 미국에서 광고 제작사부터 시작해 영화 감독이 되기 위한 공부를 했습니다. 2015년부터는 한국에서 '서울 웹페스트'라는 웹미디어 페스티벌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수퍼C | 서울 웹페스트는 어떤 행사인가요?

간단히 말해 웹드라마를 상영하는 영화제입니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코미디, 스릴러, 액션, SF, 호러, 다큐멘터리, 리얼리티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웹드라마가 30여 개국에서 223개 작품이 출품됐어요.

수퍼C | 웹드라마에 대해 정의한다면요?

TV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을 인터넷인 웹을 통해 유통, 배급, 소비하는 시리즈물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주로 웹시리즈라고 불러요. OTT에서 말하는 시리즈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보통 하나의 시리즈를 보면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이 웹으로 나오면서 길이만 조금 짧아졌다고 보면 됩니다.

수퍼C | 그렇다면 웹페스트에 나오는 작품들은 전부 '시리즈' 인가요?

아닙니다.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리즈물도 있지만 파일럿, 숏, 무비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파일럿은 시리즈가 론칭되기 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에피소드를 하나 만드는 부문입니다. 숏은 단편물을 지칭하는데 1편으로 구성된 웹드라마를 말합니다. 또 1시간~1시간 30분 분량의 무비도 있어요.

수퍼C | 각 콘텐츠의 분량은 얼마나 되나요?

보통 드라마는 한 에피소드당 10분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코미디 장르는 5~7분짜리 영상도 있고요. 더 짧은 영상들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용으로 만드는 에피소드는 플랫폼 특성상 1분으로 제작되고, 스마트폰 플랫폼에 맞게 5분 정도로 제작되는 영상도 있습니다.

수퍼C | 유튜버들도 웹페스트에 많이 도전할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유튜버들의 작품을 받고 있는데요. 유튜브를 보면 시리즈 형태로 제작하는 영상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지난해에는 티키틱(TIKITIK)이라는 크루가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웹드라마, 뮤지컬 등 탄탄한 기획력과 연출력을 갖고 있는 팀인데 다양한 장르로 영상을 만들고 있어 호응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유튜버들의 콘텐츠를 더 많이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 숏폼 콘텐츠로 수상한 크리에이터 '티키틱'

수퍼C | 지난해 베스트 드라마로 선정된 '풍경'이라는 작품은 어떤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나요?

풍경은 사실 브랜디드 웹 드라마, 일종의 홍보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서울시 같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스낵 컬처, 웹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엄선된 시나리오를 뽑아서, 입찰된 제작사를 통해 만들기 때문에 퀄리티도 우수한 편이죠. 그리고 북촌 한옥마을같이 지역 색채가 강한 장소도 자연스럽게 녹여내니까 외국인들이 보기에도 반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수퍼C | 전문 제작자들이 웹드라마 시장에 뛰어들면, 결국 영화나 드라마계와 비슷한 구조가 되는 것 아닌가요?

이 부분은 크리에이터들이 얼마나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에 달린 것 같습니다. 물론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에서 웹드라마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동네 카페라던가 레스토랑에서 작은 스케일로 작품을 만드는 일도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시나리오를 짤 때나 촬영을 할 때 제약이 더 적기 때문에, 오히려 더 번뜩이는 작품이 나올 수 있죠. 또한 아이디어가 좋은데 자본의 제약을 받을 경우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스폰을 요청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창의적인 생각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퍼C | 웹페스트의 팸투어 제도는 어떤 것인가요?

2015년에 웹페스트를 설립하고, 2016년부터 시도한 제도입니다. 세계에서 작품을 받다 보니까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서울에 왔다가 영화제만 참석하고 바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 아까운 것 같아서 만들었어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블로거 팸투어를 활용해 지역 맛집이나 관광지를 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외국인들과 함께 하면 더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 웹페스트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크리에이터다 보니 팬들도 많고, 소셜 마케팅에는 아주 전문적이거든요. 첫 팸투어 장소였던 담양을 시작으로 상주, 춘천, 여수 모두 성공적인 사례를 남겼어요. 외국인들은 멋진 여행을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홍보물을 남기고. 이 제도는 매년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 매년 서울 웹페스트는 팸투어를 퉁해 세계 크리에이터와 교류하고 있다

수퍼C | 외국의 경우 어떤 나라에서 가장 많이 참여하나요?

작품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그다음이 캐나다, 유럽, 호주, 남미 순인데요. 오히려 아시아에서는 작품 출품 수가 적은 편입니다. 인도, 홍콩, 싱가포르, 일본 각 나라에서 1~2작품밖에 접수되지 않거든요. 아시아는 아직까지 웹드라마 불모지인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는 제작을 많이 하지만, 폐쇄적이라 대한민국과 네트워크가 잘 연결되지 않고요. 아시아에도 크리에이터 숫자가 많은데 더 많은 작품을 만나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퍼C | 앞으로 웹페스트는 어떤 방향으로 운영되나요?

일단은 다양한 작품을 많이 수용하려고 합니다. 정부가 제작하는 브랜디드 시리즈는 물론이고 학생이나 아마추어가 만든 특이한 작품들, 예술 영상을 가리지 않고 선정할 예정이에요. 웹은 다양성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더더욱 다양하게 보는 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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