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 절반 이상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이용하고 대부분 주 1회 이상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고령층 확산에 힘입어 90%를 돌파했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2020년은 'OTT 전성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들은 2020년에 어떤 기대와 계획을 갖고 계시나요? 크리에이터를 준비 중이거나 혹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어 관련 정보를 찾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정을 알려주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리에이터, 편집녀를 수퍼씨가 만나보았습니다.
SUPER MIC
VOL. 07
편집하는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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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전문 크리에이터 편집하는여자, 편집녀 [출처= 편집녀 유튜브]
수퍼C | [편집하는 여자],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영상 편집에 필요한 다양한 효과를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펙트라는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튜토리얼을 제작, 공유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입니다. (웃음)
수퍼C | 본래 전공과 종사한 분야는?
대학시절 전공은 만화 애니메이션이었어요. 그리기, 그리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만화 애니메이션과에 들어가기 위해 입시미술의 과정을 거쳐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게 됐죠. 그런데 당시에는 만화가 지금의 웹툰처럼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다니던 중 학과가 없어지게 됐고, 시각디자인과 영상디자인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왔었어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당시 주류였다고 할 수 있는 시각디자인을 선택했고, 움직이는 만화를 좋아했던 저는 영상 디자인과를 선택해서 그 길을 가게 된 거죠. 그 후 취업도 관련 업계 쪽으로 하게 됐고 쭉 영상 관련 분야에 종사해왔습니다.
수퍼C | 그럼 영상 쪽에 종사한지 몇 년이 되신 거죠?
이제 한 9년 ~ 10년? 횟수로 따지면 10년이죠.
▲ 편집녀는 유튜브 강의와 함께 원데이클래스 등을 열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퍼C | 구독자 수가 23만 명, 오프라인 강의도 많이 하시는데 본업을 유지하고 계신 이유는?
회사에서 맡아서 하는 일은 제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이에요. 조직적으로 규모가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회사를 나온다면 저 혼자서는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인 거죠. 하지만 저는 이 일도 계속하고 싶거든요.
영상 제작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욕구가 아직은 크기도 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유튜브 전업으로 전향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잘 될 거라는 확신도 없고요. 더군다나 제가 올리는 튜토리얼들 중에 반응이 좋은 몇 가지는 제가 회사에서 작업했던 것들이 꽤 있어요. 다시 말해 회사에서 진행하는 작업들이 편집녀의 튜토리얼에 영감을 주는 거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고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퍼C | 편집녀님의 말을 듣고 보니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에게는 필드 활동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네 맞습니다 :)
수퍼C |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회사와 집밖에 모르는 회사원의 삶을 살았었어요. 그런 일상에 만족했었고요. 그런데 5년 전쯤에 다녔던 회사 부장님께서 어느 날 "네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니, 네가 지금 일을 잘 하는 게 회사에 좋은 거지, 너 자신이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너 자신을 브랜딩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앞으로는 개인 브랜딩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거야”라고 따라다니면서 뭔가를 하라고 계속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SNS도 잘 안 했거든요. 그런데 옆에서 계속 말씀하셔서 뭔가를 하게 됐죠. 그게 네이버 블로그였어요. 그 부장님께서 "1년만 해봐, 처음 6개월은 일주일에 글 두 개씩만 쓰고 6개월이 지나면 일주일에 하나씩만 써도 돼. 대신 1년은 해야 돼. 그리고 안 되면 그만해도 돼 ”라고 말씀하셨는데 설득되기도 했고 회사 상사이기도 해서 시작하게 된 거죠.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리는데 신기하게 반응도 조금씩 보이고 네이버 메인에 몇 번 소개도 되더라고요. 네이버 메인에 소개된 건 아마 20번 ~ 30번? 정도 돼요. 블로그에는 영상이 아니라 디자인 관련 글이었어요. 그렇게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기 시작하니 부장님께서 또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이제 블로그 시대는 지나갈 거야. 너 이제 유튜브 해야 해”라고요. 그래서 그때 유튜브를 시작했고 아마 2015년이었을 거예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거죠. 정말 누군가가 부추겨서 시작하게 된 거였죠
▲ 편집녀의 채널에서는 다양한 기법의 영상편집기술을 만나볼 수 있다
수퍼C | 그때 시작한 게 유튜브 채널 [편집녀]인거죠?
네 그렇죠. 처음에는 일을 연장시키는 기분이라 영상편집으로는 하기 싫었어요. 그래서 생각했던 게 혼술을 좋아하니까 ‘술 마시는 여자’라든지 해서 술 먹는 콘텐츠로 할까 생각했는데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은 거예요.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술을 먹어야 하니까.(웃음) 장기적으로 몇 년을 내다보니 건강이 안 좋아질 것 같아서 "그냥 영상편집으로 하자" 이렇게 된 거죠.
수퍼C | 지난해 9월, 구독자 수 20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나요?
일단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절대 부담은 되지 않고 몇 시간 정도 투자하면 할 수 있는, 하루를 알차게 쓸 수 있는 목표를 정했어요. 그렇게 정한 게 일주일에 영상 하나씩 올리기였고요. 일주일에 영상 한편은 무슨 일이 생겨도 올리자고 다짐했던 마음가짐이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몇 년 동안 하면서 깨달았어요.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이 전문성을 겸비하고 꾸준히만 한다면 언젠가는, 누군가는 들어와서 보게 되고 찾게 된다는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날 대박이 터지는 기대 같은 것들은 하지 않았고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온 거죠.
수퍼C | 디자인, 영상 편집을 다루는 채널이 많습니다. 채널 [편집녀]의 경쟁력은?
구독자분들이 남기는 코멘트를 토대로 보면, 일단 제 채널은 편집 콘텐츠에 특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비슷한 방향성을 가진 다른 채널들을 보면 리뷰 콘텐츠도 함께 다룬다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편집녀]는 영상편집 콘텐츠에 특화되어 있어서 자신이 궁금한 효과를 검색하면 대부분 찾아볼 수 있거든요.
수퍼C | 영상편집 채널 중에서는 전문성이 가장 짙다는 말씀이시겠네요
네, 채널 이름 자체도 편집하는 여자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프리미어 프로가 컷 편집에 특화되어 있어서 일반 사람들 대부분이 컷 편집 후에 효과를 넣을 때는 애프터 이펙트를 해야 한다고 알고 계세요. 그런데 저는 프리미어 프로만으로 다양한 오프닝, 인터뷰 자막 등의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 BTS의 정국도 편집녀의 구독자, 가장 자주 보는 채널 3개 중 하나로 꼽았다
수퍼C | 영상 및 자막 소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공한 소스를 활용한 가장 기억에 남는 구독자는?
저는 못 봤지만 MBN에서 드라마 메이킹필름 만드는데 썼다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 기억이 나고, 튜토리얼은 방탄소년단 정국님께서 봐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죠. 시네마틱 오프닝을 정국님이 직접 편집해서 써주셨는데 정말 뿌듯했죠.
수퍼C | 크리에이터를 준비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영상편집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든 간에 기획 단계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이것을 먼저 정한 다음에 간단한 영상 컷 편집, 자막, 나만의 시그니처 인트로, 이렇게 세 단계만 배우면 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처음부터 예쁘고 다양한 효과를 넣으려고 욕심을 부리면 부담만 갖게 돼서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일단 제가 말씀드린 세 가지를 먼저 시작하고 진행을 하면서 차근차근 새로운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퍼C | 언제부터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나요?
사실 구독자 수만 높고 그에 비해 조회 수가 낮은 편이라 수익이 낮은 편이에요. 구독자 수 10만에서 15만 정도 됐을 때 최저임금 살짝 못 미치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수익 욕심 없이 치킨 값만 나오면 괜찮겠다. "매일 치킨 공짜로 먹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했어요.
수퍼C |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터, 1인 방송을 꿈꾸는 수퍼씨 구독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수퍼C 구독자 여러분. 제 채널을 구독하시면 반은 성공한 겁니다~ 농담이고요~하하하. 유튜브 채널 관련한 강의도 종종 하면서 고민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싶은 콘텐츠는 있지만 시작하면 갖게 되는 부담감 때문에 얼마 안 돼서 그만두거나 반응이 없어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정말 최소한 1년은 해야 해요. 그래야 추이를 볼 수 있고, 1년의 플랜을 잡고 시작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도 되고요. 제가 블로그도 해보고 유튜브를 하고 있잖아요, 정말 꾸준히 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특별한 콘셉트가 없더라도 꾸준히 하면 반응이 오더라고요. 꾸준히 해보세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